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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CBDC 폐기 요구와 스테이블코인 충돌을 표현한 다크 골드 톤 디지털 아트나이젤 패라지 개혁당 대표가 영란은행에 디지털 파운드 폐기를 요구했습니다. ⓒ CoinXplore

영국 CBDC 폐기 요구가 공식화됐습니다. 나이젤 패라지 개혁당 대표가 영란은행 총재를 직접 만나 디지털 파운드 계획을 버리라고 압박했습니다. 단순한 정치 뉴스가 아닙니다. 스테이블코인과 국가 발행 디지털 화폐의 패권 싸움이 영국 의회 한복판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영국 CBDC 폐기 요구 — 개혁당은 어떤 정당인가

먼저 개혁당(Reform UK)이 어떤 정당인지 짚고 가겠습니다.

개혁당은 2018년 브렉시트당이라는 이름으로 출발했습니다. 2021년 개혁당으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주도했던 나이젤 패라지가 이끄는 우익 포퓰리즘 정당입니다.

현재 영국 여론조사에서 개혁당은 지지율 28%로 1위입니다. 노동당 21%, 보수당 17%입니다. 패라지가 다음 영국 총리가 될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거론되는 상황입니다.

개혁당과 크립토의 관계

개혁당은 영국 주요 정당 중 가장 크립토 친화적입니다.

2025년 5월 비트코인 후원금을 영국 주요 정당 최초로 수락했습니다. 같은 달 크립토자산·디지털금융법안을 발표하며 영국을 세계 최고의 크립토 허브로 만들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주요 공약은 이렇습니다. 비트코인 국가 전략 준비금 설립. CBDC 즉시 폐기. 스테이블코인 보유 한도 철폐. 크립토 관련 정부 태스크포스 90일 이내 결론 의무화.

패라지 본인도 직접 행동에 나섰습니다. 2026년 3월 런던 상장 비트코인 금고 회사 Stack BTC에 £21만 5천(한화 약 3억 9천만 원)을 투자해 지분 6.31%를 취득했습니다.

영국 CBDC 폐기 요구 — CBDC란 무엇인가

CBDC를 모르는 분들을 위해 쉽게 설명드리겠습니다.

CBDC는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entral Bank Digital Currency)의 약자입니다. 쉽게 말하면 국가가 직접 발행하는 디지털 현금입니다.

지금 우리가 쓰는 돈은 두 종류입니다. 지폐와 동전 같은 실물 현금. 그리고 은행 계좌에 있는 전자 화폐입니다. 은행 계좌의 돈은 사실 은행이 관리하는 민간 돈입니다. 은행이 망하면 보장 한도 내에서만 돌려받습니다.

CBDC는 다릅니다.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입니다. 국가가 보증합니다. 디지털 지갑에 넣어두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바로 쓸 수 있습니다.

CBDC와 스테이블코인의 차이

헷갈리는 분들이 많아서 따로 정리합니다.

스테이블코인은 민간 기업이 발행합니다. 테더(USDT), USDC가 대표적입니다. 달러나 파운드 같은 법정화폐에 가치를 고정합니다. 누가 얼마를 가지고 있는지 발행 기업이 알지만, 정부는 직접 추적하기 어렵습니다.

CBDC는 정부와 중앙은행이 발행하고 관리합니다. 모든 거래 내역이 중앙은행 원장에 기록됩니다. 이론적으로 정부가 모든 거래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습니다. 특정 계좌를 동결하거나 사용 기간을 제한하는 것도 기술적으로 가능합니다.

이것이 패라지가 CBDC를 “완전하고 전면적인 공포”라고 부르는 이유입니다.

영국 CBDC 폐기 요구 — 패라지가 영란은행에 직접 한 말

2025년 9월, 패라지는 영란은행 총재 앤드루 베일리를 비공개로 만났습니다. 개혁당 소속 의원 리처드 티스도 동석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패라지가 요구한 것은 두 가지였습니다. 디지털 파운드 계획 폐기. 스테이블코인 개인 보유 한도 규제 철폐. 두 요구 모두 테더 같은 민간 스테이블코인에 유리한 방향입니다.

회의 내용은 정보공개 청구로도 확인이 안 됩니다. 영란은행이 “자유로운 조언 제공을 저해할 수 있다”며 공개를 거부했습니다.

패라지는 회의 직후 런던 크립토 행사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베일리 총재에게 직접 물었습니다. 아직도 브릿코인 계획을 진행할 거냐고. 그는 그렇다고 했습니다. 저는 디지털 ID 아래 CBDC가 도입된다면 감옥에 갈 각오가 돼 있습니다.”

패라지가 CBDC를 반대하는 세 가지 이유

패라지가 공개적으로 밝힌 반대 이유입니다. 확인된 내용만 정리합니다.

첫 번째, 국가 감시 도구가 된다는 것입니다. CBDC는 모든 거래가 중앙에 기록됩니다. 정부가 국민의 소비 패턴을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습니다. 패라지는 이것이 디지털 ID와 결합되면 완전한 통제 사회가 된다고 주장합니다.

두 번째, 금융 자유의 침해입니다. 패라지는 크립토를 “21세기의 궁극적인 자유”라고 정의합니다. 국가가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는 이 자유를 역행한다는 입장입니다.

세 번째, 민간 혁신을 죽인다는 것입니다. 국가가 직접 디지털 화폐를 발행하면 민간 스테이블코인 수요가 줄어듭니다. 영국이 크립토 혁신 허브가 되려면 민간이 주도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영국 CBDC 폐기 요구 이면 — 이해충돌 논란

여기서 이야기가 복잡해집니다. 팩트와 추측을 분리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크리스토퍼 하본은 테더 지분을 12% 보유하고 있습니다. 테더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거래되는 스테이블코인 USDT를 발행합니다. 테더의 수익은 최근 넷플릭스와 코카콜라를 넘어섰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하본의 지분 수익은 연간 약 £10억(한화 약 1조 8천억 원)으로 추정됩니다.

그리고 하본은 개혁당에 총 £2,500만(한화 약 455억 원)을 기부했습니다. 이는 개혁당 전체 자금의 약 3분의 2에 해당합니다. 영국 역사상 개인이 정당에 낸 가장 큰 기부금 중 하나입니다. 패라지 개인에게는 £500만(한화 약 91억 원)을 비공개로 증여했습니다.

연결고리가 말해주는 것

데이터를 보면 이렇습니다.

디지털 파운드가 출시되면 사람들이 민간 스테이블코인 대신 국가 발행 디지털 파운드를 쓸 수 있습니다. 테더 수요가 줄어들고 하본의 수익이 줄어듭니다. 패라지가 영란은행에 브릿코인 폐기를 요구했습니다. 그 결과 테더의 최대 경쟁자 하나가 사라집니다.

가디언은 이것을 “영국 정치 역사상 가장 노골적인 이해충돌 구조 중 하나”라고 표현했습니다. 하본 측 변호인은 “근거 없는 음모론이자 환각”이라고 강하게 반박했습니다. 개혁당은 “패라지의 유일한 목표는 나라를 구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확인된 것과 아닌 것을 구분합니다. 로비가 있었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 로비가 하본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는지는 현재 의회 표준위원회가 조사 중입니다.

영국 CBDC 폐기 요구와 영란은행 — 지금 어디까지 왔나

영란은행은 아직 디지털 파운드 도입을 결정하지 않았습니다.

2023년 2월 설계 타당성 검토를 시작했습니다. 2025년 10월 설계 단계 중간 보고를 발표했습니다. 2026년 하반기까지 재무부와 함께 최종 도입 여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이른 출시 시점은 2020년대 후반입니다.

동시에 스테이블코인 규제도 진행 중입니다. 2025년 11월 규제안을 발표했는데 개인 보유 한도 £2만(한화 약 3,640만 원), 기업 보유 한도 £1,000만(한화 약 182억 원)이 핵심이었습니다. 업계는 “너무 낮아서 영국이 크립토 허브가 될 수 없다”며 즉각 반발했습니다.

규제 방향이 바뀌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겁니다. 영란은행이 슬그머니 입장을 바꾸고 있습니다.

2026년 5월, 영란은행 부총재 사라 브리든이 “개인 보유 한도 대신 발행자 총량 한도로 방향을 바꾸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귀족원 금융서비스규제위원회도 “보유 한도를 재검토하라”고 권고했습니다. 개정 규제안은 2026년 6월 발표 예정입니다.

쉽게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규제의 무게추가 소비자에서 발행자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업계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영국 CBDC 폐기 요구 — 한국 투자자에게 왜 중요한가

이 뉴스가 한국 크립토 투자자와 무슨 상관이냐고 물을 수 있습니다. 세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테더 영향입니다. 테더 USDT는 XRP, 비트코인 등 대부분의 크립토 거래에서 기축 통화 역할을 합니다. 영국에서 테더를 겨냥한 규제가 강화되면 글로벌 유동성에 영향을 줍니다. 반대로 규제가 완화되면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더 커집니다.

두 번째는 CBDC 글로벌 흐름입니다. 영국이 브릿코인을 포기하면 다른 나라들도 영향을 받습니다. 미국 트럼프는 이미 “디지털 달러는 자유에 대한 위협”이라고 선언했습니다. 한국도 CBDC를 연구 중이고 원화 스테이블코인 논의도 진행 중입니다. 영국의 선택이 하나의 기준점이 됩니다.

세 번째는 크립토 친화 정치 세력의 확장입니다. 미국에서 트럼프, 영국에서 패라지. 크립토를 지지하는 정치 세력이 두 나라에서 동시에 집권하거나 집권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이 흐름이 이어지면 글로벌 규제 환경이 크립토에 유리한 방향으로 기울어집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과의 연결

한국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한 가지 더 있습니다.

경기도가 지역 스테이블코인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국 디지털자산기본법도 2026년 본격 시행됩니다. 영국이 민간 스테이블코인을 육성하고 CBDC를 포기하는 방향으로 간다면, 한국 정책 입안자들도 이 흐름을 참고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COINXPLORE 생각

나이젤 패라지 사건을 단순히 영국 정치 스캔들로 보면 놓치는 것이 있습니다.

CBDC 대 스테이블코인의 싸움이 이제 정치판으로 들어왔습니다. 크립토 자본이 정치를 움직이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영란은행이 2026년 하반기에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가 관건입니다. 브릿코인을 포기하면 민간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날개가 달립니다. 오늘 기억해야 할 것은 하나입니다. 크립토의 진짜 경쟁자는 다른 코인이 아닙니다. 국가가 직접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입니다.

※ 이 글은 개인적인 분석이며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암호화폐 투자는 원금 손실 위험이 있으며 투자 판단은 본인 책임입니다.